아트칼럼_미술인선교회

공지사항

기독교문화선교소식

자유게시판

PHOTO

아트상품

우리들의책갈피

홈 > 사미선갤러리 > 아트칼럼

지난 10년간의 작업을 되돌아보며

봄의 예배, 130cm×130cm, 장지에 채색, 콩즙, 2004.

영적인 존재인 인간은 자신의 상상력 안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그리려 한다. 이는 정체성의 문제와 긴밀하게 연관된다. 열 아홉 살 때 신앙생활을 시작하여 20대의 대부분을 교회에서 많은 훈련을 받았던 경험은 나의 작업의 내용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예배’와 ‘하나되다’라는 주제는 나의 신앙생활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었고, 이런 주제들은 작품의 주제로 중심 역할을 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의 가지를 뻗게 되었다.

하나되다Ⅰ, 148cm×43(×5/215cm), 장지에 채색, 콩즙, 목탄, 2000.

하나되다Ⅱ, 147cm×34(×3/102cm), 장지에 채색, 콩즙, 먹, 2001.

하나되다'라는 말은 2000년도부터 나에게 영감을 주었다. 요한복음 17장에서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과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어서 우리 안에 있게 하여 달라는 예수님의 하나됨을 위한 유언 기도는 본인에게 조형적으로 하나됨을 시도해 보고픈 마음을 들게 했다. 이렇게 시작된 하나됨은 작업의 과정에 여러 가지 다른 색들의 겹침으로 치환하여 표현으로 연결된다. 색층을 한번 올리면 붓칠의 아래 부분에 안료입자들이 쌓이면서 색실선을 남긴다. 층을 더할 때마다 실선을 자신의 색층의 흔적으로 남기게 되는 것이다. 다른 색이라도 잘 마른 후에 한 층 씩 칠해나가면, 색들이 익어가면서 성숙한 하모니를 이루게 된다. 마치 음악에서 다른 음들이 동시에 소리를 내면서 하나의 통일된 화음을 이루듯이, 투명한 아교의 성질 덕분에 수십 층의 색층들이 한번에 겹쳐 보이면서 하나가 된다. 콩즙과 안료를 칠하기를 반복하면서, 또 색층의 흔적을 색실선으로 남기면서 시간을 쌓는 방식은 작품 배경의 주요한 특징이다. 여러번 겹쳐 쌓인 색층의 어울림은 깊이 있는 색감을 만들어내어 진실한 내면의 예배를 표현하는 방식이 되었다.

산·들의 예배, 100cm×142cm, 장지에 채색, 콩즙, 2006.

‘예배’라는 말은 존파이퍼 목사님이 선교의 목적이 예배가 없는 곳에 예배가 있게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던 글을 읽고 나서 부터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한 나의 정체성과 관련해서 생각해보아도 예배를 드릴 때 나라는 인간의 존재가 가장 온전하게 됨을 느꼈다. 이러한 예배의 마음으로 자연을 볼 때 자연은 경배자 혹은 예배자로 다가왔다. 나무, 산, 땅, 장미, 나비 등은 나의 작품에서 마음의 예배를 표현하는 주요한 상징물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볼 때 나무가 늘 그 자리에서 경배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하늘을 향해 아름다운 형태와 색으로 자신의 생명력을 다하여 꼿꼿이 피어있는 장미는 사랑의 예배를 드리는 경배자로 보였다. 나비는 현실 세계에서도 항상 자유로운 영혼의 순례자로 느껴졌다. 땅이나 산도 존재 그 자체로 경배하는 깊이 있는 예배자로 다가왔다. 또 봄의 연두빛은 색의 경이로움 자체로 온전한 경배자의 모습을 느끼게 한다. 창조된 존재가 자신의 존재를 다하여 있을 때 그것은 온전한 경배자로서 내게 받아들여졌고 작품의 소재가 되었다.

푸른 경배자 · 나무, 75cm×86.3cm, 장지에 채색, 콩즙, 2006.

이러한 방식은 이전의 기독교 미술이 성상을 통해 신자들에게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려던 직접적인 방법과는 다르다. 성상을 통한 표현은 우상숭배로 연결될 수 있는 함정이 있기에 자연물을 상징적으로 이용하여 예배자의 마음을 대신하여 표현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다.

장미의 예배Ⅰ, 30.5cm×58cm, 장지에 채색, 콩즙, 2006.

작품의 소재가 되는 상징물들은 대체적으로 간략한 선으로 표현된다. 이러한 방식은 대상의 정신성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갖는다. 장미나 나무와 같은 경우에 갖가지 묘사가 아닌 아주 간략한 움직임이나 윤곽선만으로 대상을 상상하도록 유도한다. 큰 흐름을 소박하게 선으로 표현하고, 나머지는 바탕의 깊이 있는 색감으로 분위기를 표현하는 방식은 동양화를 전공하면서 체득한 한국적 느낌을 소화하여 나타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마음의 예배, 145cm×84cm, 장지에 채색, 콩즙, 2006.

그동안 10년간의 나의 작품 세계는 요약하자면 ‘하나됨’과 ‘예배’의 마음을 색면과 선을 통하여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 이었다. 앞으로는 기독인들뿐만 아니라 아직 믿지 않는 사람들 또한 나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이 주님께로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새로운 접근을 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아직 명확한 방법을 찾지 못해서 어렵지만 하나님이 나에게 맡기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기도하며 새로운 영역을 찾아 나가려 하고 있다.

사랑의교회 미술인선교회 회원